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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에세이-복숭아 통조림

뉴스일자: 2005년06월17일 05시44분

아들 녀석이 복숭아 통조림을 앉은 자리에서 두 통이나 먹어버렸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한참 커가는 아들 녀석의 왕성한 식욕이 부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물질적인 풍요 속에 묻혀 아버지 세대가 간직하고 있는 복숭아 통조림의 옛 추억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기도 했다.


나는 아들 녀석에게 복숭아 한조각을 받아 들고 사진을 찍었다.
"아빠 왜 먹지 않고 사진 찍어"
"옛날 생각이 나서..."
"..."
"아빠 어릴 때는 이 복숭아 통조림이 정말 맛있는 간식이였지. 통조림 하나를 따면 할아버지가 먼저 한조각 드시고 아버지, 할머니도 한조각씩 맛 보시고 아빠도 누나와 동생 등과 한조각씩 나눠 먹었다. 한조각도 아껴서 먹었지... 그땐 복숭아 통조림 국물도 버리지 않고 먹었단다"
"그땐 그때고.."

아들 녀석은 아버지의 옛 추억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는 아들 녀석에게 받은 복숭아 한 조각을 입어 넣었다. 그러나 어린시절 먹었던 복숭아 통조림의 그 달콤한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한마디로 맛이 없었다.  이렇게 맛 없는 복숭아 통조림을 그땐 왜 그렇게 먹고 싶었을까.


당시 어른들은 복숭아 통조림을 [깐주메]라고 불렀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일본말인 것 같다.

나는 그 당시 복숭아 통조림 맛에 반해 할머니에게 혹은 부모님께 [깐주메]를 사 달라고 조르곤 했었다. 그당시 복숭아 통조림을 먹을 수 있는 기회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병문안을 갈 때나 아이가 아파 입맛이 없어 할 때 큰 마음 내 사 주던 귀한 음식이였다.

감기로 입맛이 없을 때 복숭아 통조림은 생기를 불어 넣는 활력소였다. 이제 그때 맛본 그런 복숭아 통조림 맛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조영준의 스토리텔링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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