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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디자이너 손정완, 뉴욕서 한국패션 꽃피운다

뉴스일자: 2014년03월28일 10시03분

손정완 디자이너
   

 


[패션저널:강두석 편집장]여성의 아름다움을 가장 자연스러우면서도 극적으로 표현해내는 디자이너 손정완은 타고난 감각과 꾸준함으로 어느 사이엔가 시대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자리하고 있다.

그 과정에 쏟아부었을 노력이 짐작조차 되지 않는 일이지만, 그는 주어진 일에 항상 최선을 다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뿐이라고 말한다. 결과는 언제나 노력의 크기에 비례한다고 생각하기에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가면서 어떤 결과든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그래서 그에게는 조바심이나 성급함이 없다. 그가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한 길을 걸으며 어느덧 시대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까닭이 여기에 있다.

“물론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 자체를 중시하고 즐기자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러다 보니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왔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것이 저 혼자만의 노력의 산물은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언제나 충실하게 수행해 나가는 우리 회사 가족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그는 (주)손정완이 이룩해온 성과가 온전히 임직원들의 노력에 바탕하고 있다고 밝힌다. 그들이 있었기에 자신은 디자인에만 힘을 쏟을 수 있었고, 그것이 현재와 같은 성과를 내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손정완 부띠끄는 디자이너 브랜드로는 드물게 현재 국내 37개 백화점에 진출해 있다. 그만큼 폭넓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내수 디자이너 브랜드 시장은 거의 평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그리고 이것이 그를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한 배경이기도 하다.

“내수시장에서의 성과에 안주하다 보면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패션은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해 나가야 하는 일인데, 매너리즘에 빠지다보면 과거에 안주하려는 의식의 퇴행이 올 수 밖에 없다고 봤죠. 제가 해외 진출을 생각한 것은 그래서였습니다. 패션디자이너에게 새로움이란 우리가 숨쉬는 공기와도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가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이 단순히 한두 가지 요인 때문은 아니지만, 새로운 도전을 통해 스스로에게 자극을 주고 싶었고, 이를 통해 항상 신선한 감각을 유지하고자 하는 생각이 깔려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그가 지금까지 국내에서 견지해온대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는 믿음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뉴욕패션위크에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7시즌째 참가하고 있다. 뉴욕패션위크에 참가하면서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대부분을 온전히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일에 쏟아부어, 아무런 제약 없이 여행을 한 번 해는 게 소원이라고 할 만큼 물리적인 여유는 없어졌지만, 일에 대한 열정은 오히려 충만하다. 그가 본래부터 갖고 있던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이 새롭게 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호기심은 그가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지속해온 힘이기도 하다.

“해외 진출 무대로 뉴욕을 선택한 특별한 동기는 없습니다. 최근의 패션 흐름이 과거와 달리 지역별 특성이 융합되는 추세여서 어떤 곳을 선택하느냐가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에 뉴욕은 시즌을 시작하는 곳이기도 하고 비즈니스의 중심이 되는 곳인 만큼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과거 파리와 뉴욕으로 대별되던 지역적 특성은 예술성과 상업성의 각축으로 불릴 만큼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각 지역이 상대 지역의 특성을 받아들이면서 지역적 특성은 과거에 비해 많이 완화되고 있다. 그가 뉴욕을 해외진출의 기착지로 선택한 데는 이같은 최근의 흐름도 영향을 미쳤다. 거기에 뉴욕이 패션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뉴욕으로 방향을 잡게 됐다는 설명이다.
 


사실 돌이켜보면 그는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어려서부터 디자이너를 꿈꿔온 것도 아니었다. 그냥 단순히 옷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미술학도였고, 그래서 전공도 미술이었다. 그러나 학교를 마칠 즈음 주변의 권유로 발을 들여놓은 패션디자인의 세계에서 그는 자신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다. 그것이 그의 오늘을 있게 한 출발점이었다.

“지나고 보니 미술을 전공한 것이 패션 디자인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디자인의 아이디어를 얻거나 색감을 보는 시각 등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구요. 그래서 패션 디자인을 하는데는 미술이 훨씬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그의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는 항상 넘친다. 그것을 트렌드에 맞추고 상품성을 고려해 적절히 축약하거나 변형해나가는 과정이 그의 작업이기도 하다. 이처럼 넘치는 아이디어는 그가 뉴욕 무대에서는 신인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단 몇 시즌 출품한 디자이너임에도 불구하고 유명한 셀러브리티들이 그의 쇼를 앞다퉈 방문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는 또한 그의 옷이 주는 매력을 한 번 느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기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는 마력이기도 하다.

뉴욕에서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일 때마다 주목을 받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는 그다. 패션은 지속성으로 그 가치가 발현되는 상품인 까닭에 긴 호흡을 가지고 단계적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임을 체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의 비즈니스가 어느 정도 안정됐다고 판단해 뉴욕으로 무대를 넓혔는데, 뉴욕에서 작품을 발표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때로는 전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혀 당혹스러울 때도 있습니다만, 뉴욕에서 작품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힘을 얻곤 합니다. 그 힘이 종종 작품에 대한 영감으로 나타나면서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킬 때마다 또 다른 기쁨을 얻습니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일에 대한 열정을 재확인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기 위해 시작한 뉴욕 진출을 통해 그는 새로운 희망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그 희망은 결코 거창하지 않다. 이는 모든 일은 결국 순리대로 돌아간다는 그의 긍정적인 마인드가 만들어낸 산물이기도 하지만, 어떤 일에든 무모하게 도전하지 않는 그의 신중함의 발로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의 꿈은 소박하다. 그의 감성이 오래도록 남아 고객들이 좋아하는 옷을 계속 만들 수 있는 디자이너로 남고 싶다는 것이 그의 소박하지만 결코 작지 않은 꿈이다.

과도한 목표는 때로 의욕만 앞세우다 스스로를 지치게 할 수도 있음을 잘 알기에, 앞만 보고 느리지만 전진을 계속하는 그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까지와 같이 앞으로도 그의 삶을 지탱하는 요인이 될 터이다. 그가 추구하는 방식은 우리 패션에 또 다른 하나의 규준(規準)이 될 수 있다. 누구도 추구하지 않았던 그만의 방식을 통해 국내에서 정상에 올랐듯이 해외에서도 우뚝 서기를 기대해 본다.(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www.okfash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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