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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패션위크] 분석-본질과 목적에 충실하라

뉴스일자: 2013년10월28일 13시39분

[패션저널:전선아 편집주간]2014년 봄,여름(S/S)시즌을 겨냥한 올 하반기 서울패션위크가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6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서울시와 (사)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의 공동주최로 총 52명의 디자이너가 참가한  서울패션위크는 지난해에 비해 7억원의 예산이 축소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성과 신진, 신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디자이너들의 패션쇼(서울컬렉션)와 전시회(서울패션페어),포럼(아시아 패션포럼),콜라보레이션(K-POP 아이돌,미디어 아티스트), 유통(팝업 스토어 운영), 플리 마켓(도떼기 시장, 올리브 푸드 페스티벌), 영화 상영(노라노 여사의 일대기)등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 됐다.

여기에다 중국, 태국, 싱가포르 등 해외 디자이너들을 참여시켜 국제적인 행사로 도약하기 위한 발걸음을 시작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또한 지난 시즌에 여의도 IFC몰과 한남동 블루스퀘어로 분산돼 동선이 길었던 점에 비하면 이번 시즌은 같은 여의도 내, IFC몰과 여의도공원으로 거리를 좁혀 관람객들의 이동 시간을 단축 시킨 것도 변화의 하나로 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2014 S/S 서울패션위크는 운영의 미숙함과 전문성이 결여된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 이의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우선,행사 기간 동안 가장 도드라지게 드러났던 운영의 미스는 누가 뭐라고 해도 공동주최측인 예산집행 기관 서울시(시장 박원순)와, 콘텐츠 공급처 (사)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회장 이상봉)간의 협력부재, 대화 불통이였다.

이 문제는 일일히 열거하기에도 버거운 면이 많고 복잡다난한 사항이라 차치해 두고자 한다. 하지만 두 주최측간의 원활하지 못한 소통은 협력사인 대행사와 홍보대행사로 전이된 느낌이 들었다. 결국 이것이 고스란히 바이어, 미디어, 관람객들에게 불편을 안겨주는 결과로 이어졌다.

물론 이 같은 현상으로 인한 최대의 폐해를 입은 당사자는 PR을 위해 참가한 디자이너들과, 예산을 지출하면서도 좋은 소리 못 듣는 서울시 일 것이다. 어쨌든 두 주최측간의 골 깊은 이견차이는 제쳐두고 필자는 이번 서울패션위크 기간 동안 사전기획과 운영상의 묘미를 경험 해 보기로 하고 행사장을 방문했었다.

이번 시즌에는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이유는 어차피 프레스라 할지라도 주차증 발급이 여건 상 어렵다는 얘기를 들어온 터이고 되도록이면 일반 관람객의 입장에서 동선 체크를 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의도역에서 내려 IFC몰로 곧장 직행했다.

 

우선 행사장으로 가는 지하철역으로부터 IFC 몰 지하 쇼핑거리에 이르기까지 꽤 먼 거리를 지나는 동안, 포스터는 물론 사인 보드나 행사 안내원들을 볼수 없다는 점이 이상했다. IFC몰은 3개의 동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행사장인 쓰리몰(Three Mall)에 찾아가기 까지 사람들에게 확인하며 지하에서 지상으로 출입구를 겨우 찾아갈 수 있었다.

막상 패션쇼 장에 도착하고 보니, 이쪽저쪽에서 충분히 소개돼야 할 행사의 주인공, 디자이너들에 대한 정보소식지나 브로슈어도 전무했다. 물론 디렉토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 돼 있었지만 그 외 다른 뉴스레터나 부대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책자, 포스터가 한장도 없어 충분한 정보 전달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쇼타임 테이블은 디자이너 각자가 선택한 IFC몰과 여의도 공원의 대형 현수막에 따로따로 이름이 올라가 있고 관람객의 입장에선 다른 행사장을 가야만 비로소 해당 행사장에서 쇼를 진행하는 디자이너들의 명단을 파악할수 있었다.

동선과 행사 안내의 부족함은 IFC 쓰리몰 행사장 내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층과 54층에서는 패션쇼와 PT가, 6층은 페어가,야외 행사장에서는 플리마켓,그리고 지하 쇼핑 스트리트에선 K-POP아이돌과의 협업 프로그램 등 많은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진행되고 있었지만 이미 안내에 대한 기대치가 없었으므로 각각의 행사장을 또다시 물어서 방문해 현장에서 느끼는 것으로 성격과 모습을 파악해야만 했다.

이와는 반대로 비호감형 안전요원들이 많이 배치 됐는데, 이들이 행사장 입구와 프레스룸, 바이어 룸을 지키면서 출입하는 사람들을 일일이 통제하고 친절하지 못한 질문을 던져 불쾌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는 행사 기획의 기본철학으로 깔려야 하는 합리성과 통제성이 왜곡된 모습으로 나타난 경우라고 볼수 있었다. IFC몰 내 프레스룸에 들어갔더니 북적대는 프레스진들을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썰렁한 분위기였다.

기자들은 IFC몰은  취재가 불편하고 프레스 룸 환경도 열악한 반면, 여의도공원 내 프레스 룸의 환경은 훨씬 좋고 디자이너 인터뷰 잡기도 훨씬 수월하다고 평가했다. 문득 과거 SFAA패션쇼 시절, 디자이너 선생들이 정성스레 집밥을 만들어와 같이 나누면서 인터뷰도 하고 패션관련 정보를 나누던 시절이 생각났다.

아이러니 한 것은 두 행사장 간의 동선 안내도가 전혀 없는 점이었다. IFC몰에서 여의도 공원으로 이동하는 약 400미터의 거리를 걷는 동안 포스터나 도로 위 또는 조형물에 부착하는 화살표,엑스 배너 조차 없으니 찾아가면서도 몇번씩 우왕좌왕할 수 밖에 없었다.

행사를 하면 제일 먼저 부착하는 대형 현수막과 가로수 배너,포스터가 여의도 행사장 일대에 눈에 띄지 않아 필자가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서 확인 한 결과, 대다수 사람들도 확인불가였으니 부착 위치가 잘못되었던지, 물량부족이었던지 아니면 필자가 못 봤거나 셋 중 한가지일 것이다.

IFC몰에서의 패션쇼 참관 후 달리기를 하듯 서둘러 다음 쇼 타임에 맞춰 찾아간 여의도 공원 내 프레스 룸에는 디자이너들에게 협찬해 각 기업들이 준비한 풍성한 먹거리는 준비돼 있었다. 그러나  IFC몰과 달리 여의도 공원은 기업 협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다시 IFC몰로 돌아가서 입구에서 패션계 인사를 오랜만에 만나 업계 돌아가는 얘기도 나눌 겸, 프레스룸으로 안내했더니 안전요원이 아무리 손님이라도 프레스가 아니면 못들어간다고 강하게 저지하는 것이 아닌가.

여러 번 양해를 구했지만, 강경한 저지로 인해 결국 미팅은 외부의 다른 장소로 옮겨 진행해야 했다. 본래 프레스 룸이라는 공간이 원활한 취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장소인데도 정작 서울패션위크에 관계된 패션피플들과의 인터뷰는 막아놓고 IFC몰의 청소용역업체 아저씨와 아주머니들이 삼삼오오 드나들며 협찬사가 제공한 음료를 수시로 마시는 모습은 과연 어떤 룰을 적용했을까 물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쇼 안내를 위한 여러가지 질문을 던지자, 자원봉사 학생들은 서로 정보를 찾기 위해 우왕좌왕 하는 모습들이었다. 서울패션위크에는 산학연계와 현장 실습 차원으로 각 대학의 패션과 학생들이 자원봉사를 나왔다.

이왕이면 이들에게 기성세대가 주축인 패션행사에서 일익을 담당했다는 보람을 심어주고 좀 더 깊이있는 행사 안내 매뉴얼을 교육함으로써 미래의 꿈을 키워나가는 패션전공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자원봉사 운영 시스템이 마련돼야 할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주최측이 자원봉사 전문인력을 가동하고 체계적이고 시스템적인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한편, 이번 서울패션위크에 새로 도입된 지정좌석제 도입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수정 보완이 불가피하게 됐다. 관람객들의 안전과 대기시간 단축 등의 이유로 지정좌석제를 도입했다지만 이름이 알려진 중진 디자이너와 신인들의 관람객수 차이가 컸고 인터넷상에서 암표까지 돌아 원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결과도 나타났다.

오전 10시에 패션쇼를 진행했던 한 디자이너는 자신에게 넘어온 250여장의 티켓이 부족해 주최측에 여유분을 더 요구했고 주최측으로부터 “티켓이 전부 나가 더 줄수 없다”는 대답을 듣고서 “흥행성공임을 예상했었는데 정작 쇼 타임 때 여기저기 좌석이 많이 남아 결국 휑한 쇼가 돼 버렸다.”며 “이렇게 될 거면 우리가 초청할수 있게라도 해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프레스의 경우, 지정좌석제 시행으로 기자들은 시간낭비를 가장 많이 한 케이스였다. 프레스 등록을 하고도 취재 대상 디자이너들에게 개인 연락을 통해 표를 받아야만 입장이 가능해져서 전체 디자이너 쇼를 다뤄야 하는 일부 프레스들은 “주최측에 요구하면 홍보대행사에게 물어보라고 하고 홍보대행사는 디자이너에게 요청하라고 하며 디자이너는 개별 홍보 에이전시에게 넘겨 수십통의 전화를 해가며 취재를 하는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정작 행사 운영의 알맹이는 뒤쳐지면서 껍데기만 선진국을 따라가려는 우스꽝스런 처사”라고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여하간 지정좌석제는 보다 다양한 관람객들이 하이엔드 패션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보편타당한 시스템의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오히려 서울시가 디자이너,후원사, 티켓판매사와의 원활한 의견교환으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해만 하는 과제를 떠안은 셈이다. 또 프레스진들에게는 보다 합리적인 대안 제시를 해줘야만 했다. 

행사 일정 가운데 진행된 또 하나의 프로그램, 아시아패션포럼은 그 목적과 명분 자체는 훌륭했다. 그러나 서울패션위크 기간에 중국과 일본의 주요 VIP를 초청해 해당국들의 패션마켓에 대해 심도있게 살아있는 정보를 들을 수 있는 유익한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사전 홍보 미흡으로 실제 포럼장을 찾은 패션계 관계자들의 수가 당초 예상 인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썰렁함이 연출돼 당초 목적이 반감 된 듯 보였다.

이날 강연자로 초대된 중국 선웨이 베이징 유스 미디어 회장의 중국 명품 시장 현황 등 해외 VIP들의 강의내용이 안내책자로 배포됐으나 급조한듯, 이들의 자국어인 중국과 일본어만으로 이뤄진 원본 PPT자료를 그대로 게재해, 미리 사전조율을 통해 원고를 넘겨받고 이를 한국어로 번역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동시통역사들이 돌아가며 열심히 통역을 하긴 했으나 몇시간 동안 내용을 받아적어야 하는 참석자들의 불편함을 덜어주고자 하는 차원에서 간단하게라도 요약본 내용을 준비했어야 했다.

더 안타까웠던 점은 주최측인 서울시나 행사 주요 관계자가 참석해 포럼의 취지를 밝히는 순서는 없고 유명 아나운서가 일사천리로 진행 해 아시아패션포럼이라는 거창한 제목과는 달리 주인은 없고 객들만 참석, 어리둥절 해 하는 해프닝 같은 행사가 돼버린 것이다.

서울패션위크가 시민참여프로그램으로 신설한 소셜 커머스 마켓 ‘도떼기'시장도 아이디어는 좋았으나 기획 단계부터 쉽게 갔다는 인상이 컸다. 이미 온라인 상의 커뮤니티로 존재하는 도떼기 시장과의 협업이었으나 이름을 바꾸고 참여인들의 폭을 늘려 빈티지 의류 이외 다양한 아티스티적이면서도 고궐리티 라이프 스타일 제품,그리고 유기농 먹거리까지 참여시키는 기획이 따라주었더라면 조화로운 프로그램이 될수 있었을 것이다.

서울패션위크는 ‘레디투웨어(Ready-to-Wear)'를 위한 산업 모델이다. 한국의 패션이 얼마만큼 발전했는지를 해외 바이어와 프레스들이 내한 해 취재하고 발주하는 자리라 상징성 부각의 의미가 매우 크다. 패션을 통해 다같이 즐기고 나누는 축제라지만 주인공인 디자이너들의 비즈니스 컨셉을 저해해서는 이 행사의 의미가 없다고 본다.

패션쇼를 장식하는 상류층 타깃의 디자이너들과 너무나 아마추어적이면서 로우엔드적인 컨셉을 한데 뒤섞어 놓은 점에 대해 질문을 던져오는 외국기자들 때문에 필자 역시 당황스러움의 연속이었다.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캄뎀(Camdem)마켓이나 포터벨로(Portobello-/줄리아로버츠와 휴그랜트가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 노팅힐의 배경)마켓처럼 다양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컨셉을 정비하면 플리마켓도 패션위크의 훌륭하면서 독립적인 프로그램이 될수 있다고 본다.

서울패션위크 행사장(IFC몰) 전경
서울패션위크 행사장(IFC몰) 전경


전반적으로 이번 서울패션위크는 홍보가 부실했다. 통상 전체 실행 예산의 10%를 홍보비로 사용하는 관행을 따져보면 홍보비는 약 1억원선으로 책정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예산을 어디에다 썼는지 도무지 파악이 되질 않았다.

온라인 홍보의 경우 서울패션위크가 공식 운영하는 페이스북이 있었는데 여기에는 주최측이 제공하는 패션쇼 사진만 계속 포스팅 되고 있어 병행 해 운영하는 다른 프로그램을 살펴본다거나 디자이너들의 동향과 인터뷰 등 다양한 콘텐츠 생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따라서 커뮤니티 회원들은 좋아요 버튼만을 누를뿐 원활한 공유와 주최측과의 쌍방향 소통이 안되고 있었다. 서울시가 운영하고, 서울패션위크 주최측이 운영하는 두개의 공식 커뮤니티와  (사)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등 총 3개의 패션위크 관련 페이스북 커뮤니티가 돌아가고 있었으나 모두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또 인스타그램을 활용하고 있었지만 사진 위주의 툴 인데다 외부업체와의 협업이다보니 주최측이 정확한 PR포인트를 잡아내고 있지 못한 상태였다. 온라인 마케팅은 보다 주도면밀하게 다양한 정보 전달을 해야하고 행사 전 급조할 것이 아니라 평상 시 꾸준한 활동이 아쉬운 실정이다.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번 서울패션위크는 주최측이 노력을 많이 들인 행사였다. 처음이라 두 공동 주최간의 의견조율이 힘들었을테고 하나하나 결론을 내릴 때마다 산고의 고통 만큼이나 소모전을 치뤘을 것이란 예상이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 해결해야 할 사안도 산적 해 있다.

필자는 이번 행사를 분석해 보며 서울패션위크의 본질에 대해 다시금 고찰하는 계기가 됐다. 서울패션위크의 본질은 대한민국 패션을 발전시키고자 전 패션관련업계가 일치단결해 한마당 잔치를 벌이는 축제이다.

패션쇼를 통해 디자이너의 존재와 작품성을 알리고 이것이 바이어들에게 팔려 패션산업이 선순환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적인 행사이다.

따라서 집행되는 모든 예산과 생성되는 프로그램도 본질과 목적에 충실하게 분배되고 만들어져야 한다. 과연 이번 서울패션위크는 이러한 본질과 목적에 부합되었는지 살펴본다면 결코 충실하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서울패션위크가 본질과 목적에 부합되기 위해서는 전문적이며 일관된 스토리텔링을 녹여낸 대주제가 우선 잡혀야 한다. 또한 전문 감독제의 도입으로 보다 치밀한 패션전문 행사로 거듭나야 한다.

이야기가 없이 테마만을 가진 프로그램들만으로 꾸며진 서울패션위크는 사분오열의 모습으로만 비춰질 뿐이다. 한국 패션은 긴 세월의 히스토리가 있다. 히스토리가 결코 짧지 않은 우리의 패션 이야기를 내년에는 새로운 그릇에 담아 낼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해본다.(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세계섬유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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