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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속에 일떠서는 한민족]-3

뉴스일자: 2007년05월09일 11시55분

해변가 부동산 뜀박질에 일반 주택도 덩달아 올라



하이난 섬에서도 최남단인 산야시의 해변가가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곳이다. 아룽(아룡)만, 다둥(대동)해, 산야(삼아)만 지역이 빼어난 해변 환경을 갖춘데다 바다 수질 또한 좋아 부동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바닷물이 가장 깨끗한 것으로 알려진 아룽만은 부유층의 휴양지로도 꼽힌다. 이곳에는 호텔과 호화 저택이나 별장 주택이 많이 들어서 있다. 중국에서도 내로라 하는 기업가들이 지은 별장이 80여 채나 들어서 있다고 한다. 시가도 높은 편이어서 2006년 1월 기준으로 보았을 때 한 채에 집 값이 2000만~3000만 위안(한국 돈 28억~42억 원)이나 한다.


해변가가 아름다운 다둥해와 산야만에는 주택보다 별장용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 있다. 최근 지어진 전망 좋은 해변가 별장용 아파트는 2006년 1제곱미터(1제곱미터는 중국 평수 1평으로 중국 3평이 한국 평수 1평 정도에 해당한다)당 1만~1만5천 위안(한국 돈 140만~210만 원)선이다(중국의 주택이나 아파트 값에는 기본적인 내부 시설이나 장식비용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


해변가 아파트 값이 마구 오르면서 시내 일반 주택과 아파트 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2004년 시내에 1제곱미터 당 2700위안짜리 주택을 마련한 산야 한 여행사 직원 이아무개 씨는 2006년 들어 집 값이 4500위안으로 올랐다며 오르기 전에 집을 사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내 일반 아파트 값도 많이 올라 1제곱미터당 7000위안이 넘는 아파트가 수두룩하며 지금은 3000위안 이하로는 집을 살 수가 없다고 했다. 산야에서 30여 년을 산 장아무개 씨는 “3~4년 전만 해도 1제곱미터당 700~800위안짜리 집이 많았고 새로 짓는 집도 1000~2000위안 수준을 넘지 않았다며 집값이 이렇게 오를 줄 알았더라면 미리 집을 사놓을 걸 그랬다며 아쉬워했다.

투자 러시에 외지인에 한국 동포도 가세

2005년 봄부터 타이, 홍콩, 저장(절강), 베이징, 상하이 등의 개발자본이라는 이른바 투기자본도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미 전망 좋은 해변가 지역의 주택과 별장식 아파트 7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베이징 자본은 호화 저택이나 별장 주택을 선호한 반면, 상하이 자본은 별장용 아파트나 일반 주거용 아파트를 택했고, 온저우(온주)와 타이저우(태주)로 대표되는 저장성 자본은 조합 형태의 투기 자본으로 진출해 호텔 상가 등 규모가 큰 부동산을 공략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한국 동포와 중국 동포들도 투자 및 노후 거주 목적으로 별장용 아파트를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이난 섬의 한 병원에서 40년간 간호원으로 일하다 최근 퇴직한 진순옥 할머니는 “2004년 이곳에 휴양을 온 길림성 한 부대병원 간부인 김아무개 씨가 산야시 해변 난하이(남해)화원 100여 제곱미터(한국 평수 30평 정도) 아파트를 50여 만 위안에 샀다. 그는 해마다 9월 말쯤이면 부인과 함께 이곳으로 왔다가 이듬해 4월까지 겨울을 보내고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처럼 추운 겨울을 지내기 위해 이곳 아파트를 구입하는 퇴직 중국 동포들이 난하이 화원에만도 여럿 된다고 한다. 이곳에서 여행사 가이드로 일하는 100여 명이 넘는 젊은 동포들도 대부분 산야 해변가에 적어도 한 채 이상의 아파트를 거주와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동포들의 발길 역시 잦다. 한국 동포는 이미 상하이와 칭다오 등에서 부동산 붐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꼽히고 있다. 상하이에서 의류 공장을 하고 있는 오아무개 씨는 2003년 사스 발생 직후 이곳 아파트 값이 폭락하자 500만 위안을 들여 이곳 산야 해변가에 위치한 난하이 화원 아파트를 1제곱미터 당 3000위안이 안 되는 값으로 10채나 사들였다. 아파트 값은 2004년부터 폭등하기 시작해 2006년엔 1제곱미터 당 1만2천 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오 씨는 의류 공장에서 벌어들인 돈보다 부동산 투기로 번 돈이 훨씬 많았다.


이러한 성공 사례에 힘입어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 동포뿐만 아니라 서울 강남의 복부인들까지 이곳 부동산 투자 열기에 가세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대체로 산야, 하이쿠 등 해변가에 위치한 한국 평수 30평정도 규모인 90~120제곱미터의 아파트를 선호한다고 한다.

1-2
집념과 신뢰로 자신만의 ‘천국' 일군 하이난 한국농장 농장주 김용선 씨

관광 와서 우연히 들른 열대 농장에서 ‘그래 이거야'

“하이난 섬에 관광차 왔다가 아름다운 풍경과 열대과일을 재배할 수 있는 기후 조건에 반해 무조건 이곳에 농장을 꾸리기로 마음먹었죠.”


하이난 성 산야 시내에서 15킬로미터 떨어진 근교 산간 농지를 개간해 열대과일 농장으로 만들어 오는 봄 드디어 첫 수확의 결실을 본 김용선(54) 씨가 이곳에 터를 잡게 된 계기는 이처럼 우연이었다. 전형적인 시골 농부처럼 시커멓게 그을린 얼굴에 러닝셔츠와 반바지 차림을 한 김 씨는 자신의 농장 주택 거실에 들어서자마 투박한 경상도 말씨로 그간의 고생담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경남 진주 출신인 그는 젊은 시절 시골 장을 찾아다니며 물건을 팔던 이른바 ‘장돌뱅이'였다. 20년 넘게 착실히 돈을 모은 후 고향 근처인 지리산 자락에 농장을 꾸리고 싶었지만 땅값이 워낙 비싸 꿈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1997년 여름, 친구들과 함께 이곳에 관광을 왔다. 일정에는 없었지만 현지 여행사가 수입을 늘리기 위해 슬쩍 끼워 넣은 열대과일 농장을 방문하게 된 그는 ‘그래 바로 이거야'라고 무릎을 쳤다고 한다. 이런 우연의 힘으로  그는 삶의 방향을 중국 최남단인 하이난으로 돌리게 된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이곳의 열대과일 농장만 생각났어요. 다른 일은 할 수가 없었죠. 그래서 다시 이곳을 찾게 되었죠.”
그는 해마다 두세 차례 하이난을 오가며 농장 마련을 위한 준비를 해나갔다, 하지만 그는 실제 농사를 지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었다.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고생을 하다 보니 한 곳에 정착해 살고 싶었고, 나중에 여건이 되면 농장을 하는 게 좋겠다는 막연한 꿈 하나만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가 말도 통하지 않는 이곳에서 먹어 보지도 못한 열대과일을 가꾸는 농장을 꾸리겠다며 여기저기 땅을 보러 다닌 것이다. 이는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한 행동이었다. 이런 경우 중국에서는 사기당하기 십상이다. 오히려 사기를 당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였고, 북방 지역의 경우는 실제로 목숨조차 부지하기가 힘들 정도로 여겨지는 게 이곳의 정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김 씨는 통역을 하던 동포에게 보기 좋게 사기를 당했고, 그 동포가 소개해 준 이곳 관리와 주민으로부터도 땅 소개, 계약서 작성, 재료 구입 과정 등에서 계속 피해를 보았다. 결국 농장을 차리기도 전에 200여 만 위안(한국 돈 약 2억 8천만 원)이라는 돈을 날렸다. 학비라 치기엔 너무도 비싼 액수였다.


“정말 맨 땅에 헤딩을 한 셈이죠. 그러다 보니 시행착오를 참 많이 겪었습니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여기서 인생의 끝을 보자는 오기가 생겼죠.”


어느 날 그에게 기대하지 않은 도움의 손길이 찾아왔다. 당시 김 씨 집을 오가며 파출부로 일하던 연변 왕청 출신의 김영옥(47) 씨가 절망 속에서 힘들어하는 김 씨를 지켜보며 저간의 사정을 듣곤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었던 것.

 

김영옥 씨는 지금은 농장의 총경리(사장)를 맡아 김 씨와 함께 일하고 있다. 그녀는 “당시 김 씨가 이곳의 법규와 절차, 관습을 전혀 모르고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이것저것 도와주다 보니 나 자신도 모르게 농장 전문가가 되어 버렸다”며 웃는다.(차한필 한겨레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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